2015년 9월 3일 목요일

레이블을 달고 산다는것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서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다가 문득 블로그가 생각났다.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블로그지만 일기장처럼 가끔씩 들여다 보다가 생각나는 말들을 적어본다.

매일매일 일어나는 일들을 일일이 적어보고 싶지만 쉽지않다. 꼭 누가 읽어주길 바래서가 아니다. 이렇게 내 하루 일과, 한달, 일년, 오년, 십년의 일과들을 적다보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만한 얘기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나는 남자다.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다. 사람들은 그걸 게이라고 부른다. 레이블. 우리말로 명찰, 딱지, 이름, 명칭이다. 지금 남자친구와 5년이 넘게 만나고있다. 나는 아직 서른이 좀 넘었지만 남자친구는 오십을 훌쩍넘긴 중년이다. 캐나다에서 만난 남자친구는 여리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싶어하는 좋은 사람이다. 이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고 싶지만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일이 이렇게 힘들고 고된일이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매일매일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크다고 장담하지만 힘든일, 나를 좌절하는 만드는일, 사람들이 가끔씩 나를, 우리를 너무 힘들게 한다. 그럴때마다 우린 서로를 보듬으며 더 사랑하고 함께 헤쳐나가려 노력하지만 가끔은 지치는 날도 있다. 이렇게 우린 오년이 넘도록 살고있고 앞으로도 가능하다면 50년을 함께하고 싶다.

내가 얼마나 자주 이 블로그에 글을 남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라도 글을 남기고 누군가 읽어준다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내가 적은 글 몇자가 누군가에게 힘이되고 용기가 되고 희망이 될 수 있다면 나는 정말 행복할것 같다.

나는 어려서 동네 형들이 여자같다고 놀리고 장난치는 틈속에서 혼자 나를 내 마음을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살아왔다. 가끔은 형들이 짖꿎은 장난을해도 참고 그로인해 나를 무너지게하지 않으려 감싸고 위로하면서 살아왔다. 형들이 만지고 만져달라고 장난쳐도 그건 그냥 장난이었다. 그렇게 나는 어린시절을 혼란스럽게 보냈다. 그로부터도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줄곳 여자같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살아왔다. 여자같다. 여자같다. 여자같다.

여자같은게 뭘까? 나는 내 꼬추가 없었으면 좋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나는 없다. 나는 내게 주어진것에 감사하고 받아들이 살았다. 나는 지금에와서 생각해도 내가 지금 왜 남자를 좋아하게 된건지 정확히 모르겠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거라고 말한다. 나는 여자를 사랑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현재 남자와 사랑을 하고있다. 이게 내 어린시절의 영향을 받았는지 아니면 나는 잘못된 몸에서 살고있는건지 모르겠다.

지금 고민하고 있는 모든 어린친구들이 힘들고 혼자서 힘겨운 삶을 살고있을거란 걸 잘 안다. 나는 겪어봤고 그게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삶인지 이해한다. 요즘 사회가 변했다고해도 이건 아직 쉽게 드러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는 그런 어린친구들과 소통하고 얘기하고 싶다. 내가 이렇게 적은 글이 아무에게도 읽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요즘은 사진한장으로 대화하고 5초도 안지나서 잊혀지는 어떻게보면 허무하고 가벼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어서 이렇게 지루한 글을 누가 읽어줄까 하는 의심이, 안읽을거란 확인이 있지만 그래도 한번 적어본다.

오늘 너무 힘든일이 있어서 이렇게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서 딴생각을 해보려 노력하다가 글을 남긴다. 나는 게이다.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게이다. 지금 이글을 쓰면서도 너무 두렵고 어렵다. 그래도 한번 적어봤다. 누군가 나에게 힘을 얻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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